독서 · 2021년 7월 3일 · 조회 5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선한 의도가 항상 선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중반부 이전까지 책을 읽었을 때,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라는 문구가 생각이 났다. 책 초반부에 언급된 멸종저항의 환경단체들의 과격한 행동들, 그리고 탈원전을 주장하는 단체들의 행동들은 ‘지구를 지키자’라는 선한 의도에 대한 결과라 생각하였다. 다만 저자가 돌려까기 하듯이 다양한 과학적 관점에서 논리적 이성적인 고찰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환경단체의 행동들과 전략들이 오히려 자연과 인간에게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분석은 내가 아는 현재까지의 통념을 뒤집어 엎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배워왔던 환경 오염에 대한 실상이 과장 왜곡되어 알려졌거나 환경을 위한 많은 행동들이 그 효과가 미비하거나,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서 환경 이슈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들이 선한 의도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 대중들은 일련의 행동 과정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 알 수 밖에 없고, 행동이 선하려면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행동보다는 의도가 선해보이면 호응을 얻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여태껏 배워왔던 많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야 하는 일들은 파고들어 보지 않는 이상, 행동 자체가 선해보이고, 당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이번 체험독서의 같이 해볼 체험들이 과연 책 내용과 맞나?라는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선한 의도가 아니었군

후반부에서 저자가 서술한 종말론적 환경 주의자들과 카르텔들의 모티베이션을 읽었을 때, 아, 선한의도가 아니라 내면에 다른 의도가 있었군. 이란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오히려 환경 단체들이 화석 연료 회사들로부터 돈을 받는 위선적인 행태는 안타까웠다. 읽다보니 중반부 이전과의 느낌은 많이 달랐다. 앞서 쓴 것과 같이 행동에 대해 일차원적인 사고만을 하는 환경단체를 돌려까기 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라 위선적이고 선하지 않은 의도에 대한 고발이었다. 환경 종말론 주의가 맬서스식 사고의 지류까지 연결되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그래도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비단 환경 이슈뿐만 아니라, 우리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는 더더욱 알기 어려운 것 같다. 선한 의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소소한 선한 행동은 괜찮지 않을까.

처음에는 저자의 주장이 환경 종말론자들이 주장하는 현재까지의 많은 방법들은 모두 잘못되었어! 라는 논지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책을 다 읽었을 때, 저자의 주장은 그게 아니라, ‘환경 휴머니즘을 갖고, 공포와 종말론적 사고를 버리고, 이성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작해보자’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소소하게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바람대로 효과가 미비할 수 있지만, 풍력 발전과 같이 부수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상, 환경 휴머니즘 관점에선 괜찮지 않을까. 종말론적 사고를 버리고 환경을 사랑하는 휴머니즘의 자세로 행동한다면 여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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