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2020년 5월 9일 · 조회 3

이동진이 말하는 봉준호의 세계

이동진

  1. 이동진 평론가 그리고 영화

왓챠에서 이동진을 팔로잉하고 있지만 사실 단순히 유명한 영화평론가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 평론을 살펴보면 사실 단번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아마 많은 것들을 한 문장으로 축약을 하다보니 크게 와닿는 느낌은 아니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으로 그의 생각을 좀 더 살펴볼 법도 했지만, 귀차니즘(…)에 의해 왓챠 팔로잉 수 1을 기여하고 영화 취향매칭률이 58%인 사람에 불과했다. 때마침 체험독서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책을 본다고 하여 관심이 생겼고, 거기에 최근 아카데미에서 큰 획을 그은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에 대한 책을 읽는다고 하니 신청을 안할 수가 없더라.

이번 책을 읽고나서 그가 다각도로 영화를 분석한 것이 놀라웠고, 심지어 수록된 대담에서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대한 해석에 감탄하며 자기도 다른 곳에서 그 해석을 사용하겠다(…)라고 한 점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화란 정말 치밀하게 준비된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인물 심리에 따른 카메라의 구도,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신을 러닝타임 딱 중간에 오게하는 등의 기술은 영화를 보며 인지하지 못했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영화를 다각도로 깊게 곱씹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역시 평론가는 다르구나…)

  1.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옥자와 플란다스의 개를 제외하고는 여러 번 보았는데, 스포일러 당하는 것이 싫어서 이번 책을 읽으며 두 영화도 마저 챙겨보았다. 사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주제의식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고, 그 의도를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기생충을 보았을 때에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간의 갈등,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한 현실 정도를 표현하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책을 읽기전 옥자를 보았을 때 단순히 공장화된 도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을 보며, 결코 사회적 이슈의 한 단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령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위 계급과 하위 계급 사이의 갈등뿐만 아니라, 제로섬 게임으로서 같은 계급 내의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점. 계급 사이의 단절된 의사소통 등을 참신하게 영화라는 예술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불평등한 세상에서 계급 사이의 의사소통 등을 통하여 좀 더 화합할 수 있는 이상향을 제시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만약 기택가족과 동익가족이 터놓고 커뮤니케이션을 했었다면 비극이 발생했을까?

각 영화들의 주제의식들을 좀 더 살펴보니 비로소 이동진 평론가가 서문에 이야기 했던 ‘봉준호의 영화는 장르를 차용해서 시작하고, 그 장르를 배신하며 끝난다.’ 라는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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