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2021년 11월 7일 · 조회 2

머니 프레임 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신성진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습니다’

대학원 시절, 수업을 듣던 중, 교수님께서 학생들 개개인에게 꿈에 대해 물어보고 있었다. 그 때 같은 랩실의 박사 선배가 위와 같이 대답을 했었다. 교수님의 표정은 순간 난처해졌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질문을 이어나가지 않고, 다시 수업을 이어나가셨다. 나도 선배의 의외의 답변에 벙쪘었고, 지식을 탐구하는 박사 과정이라는 사람의 생각이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웃으면서 아, 그 대답이 현실적인 대답이었구나 라는 자조적인 미소와 함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선배는 자아 실현과 그 외 의 다른 무형의 가치들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답을 한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른 가치들이 안정적으로 충족되려면 적어도 경제적 자유가 충분조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도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사는데 큰 불만은 없다. 하지만 가끔씩은 취미로 개발이나 하면서 카페나 차리고 싶다. 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것 역시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은 나의 꿈이리라.

’나의 머니 프레임’

머니 프레임을 읽으며 챕터 중간 중간에 있는 질문들을 하나씩 되새겨가며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사실 지금은 혼자이기에 먹고 살고 취미활동 즐기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나름 저축과 투자도 성실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 내용의 주요 골자인 벌기, 쓰기 불리기는 사실 나에게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오히려 이미 저자가 설명한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보며 먼훗날 나만의 카페는 잘 있을지 안부가 걱정이 된다. 요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초식족이라던지, 혹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자라는 yolo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100세 시대인 지금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는 나로선 벼락부자는 아니여도 먹고 살만한 중산층으로라도 살아가고 싶다고 타협을 보기도 한다.

다만 ‘나누기’ 관점에서 나는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관계적 나눔에 대해서는 매쳐로써 살아가고 있지만, 사회적나눔에 대해서는 빵점이다. 그래서 머니프레임을 읽음으로써 뭔가 모티베이션이 생길것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책에서 주장하는 ‘나누기’는 나를 크게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 helper’s high와 나누는 것과 it의 발전으로 나누는 것이 금방 공유될 수 있다는 사회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솔직히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것 같다. 다만, 나누기와 퍼주기를 구분하여 자신만의 원리원칙을 정하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 자산을 되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타트업에서 대박이나면 그래도 아파트를 살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있잖아요’ **

회사에서 퇴사하며 스타트업으로 가는 분의 대답이 문득 생각난다. 대학원 시절의 나였다면, 위와 같은 대답이 정말 돈에만 관심이 있고 꿈이 없는 사람이구나 라 한심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웃프게도 위와 공감이 될 지경이다. 개발자로서 인정을 받고 평소 이런저런 포부가 있으신분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나도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구나 싶다.

어쨌거나, 다른 가치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다른 가치들을 좀 더 소중하게 가꿀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관점에서, 나도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이 더 이상 부끄러운 말은 아니고 솔직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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